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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렉산드라1

by Mia_Algarvian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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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내던 집에서는 도보 2분 거리, 원래 살던 집에서는 도보 8분 거리였다. 

 

"아마 네 맘에 꼭 드는 가게일 거야."라고 남편이 말했는데

그 말이 정말이었다. 가게에는 온갖 주얼리, 액세서리, 옷, 스카프, 가방, 인테리어소품, 인센스, 인센스홀더 그리고 크리스털(천연석)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갖고 싶고 그래서 하나 집어서 가격을 보면 백수인 나에겐 좀 비싼 그런 것들 투성이었다.

대부분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온 물건들이었다.

 

나는 주중에 가게 매니저인 마리암과 하루 4시간씩 며칠을 같이 지내다

원래 계획이었던 저녁 마감반으로 옮겨 일하게됐다. 

그렇게 처음 만난 직장동료 알렉산드라였다. 

 

알렉산드라는 알가르브 출신은 아닌 리스본 근처 어느 동네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다.

십 대 시절에 만난 남편 같은 남자친구와 함께 살며 알가르브에서 일을 하고 있고

카이샤(Kaixa)에서는 4년째 일하는 중이라고 했다.

오래 일한만큼 나는 알렉산드라에게서 일의 많은 부분을 배웠다.

손님을 대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손님이 없을 때 무엇을 하며 지낼 수 있는지를 배운 건

가게에서 오래 일한 알렉산드라 덕분이었다. 

 

이네즈는 알렉산드라가 편 가르기를 하거나 편애하거나 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며 

혹시 내게 불편한 행동을 하거든 알려달라고 주의를 줬지만

나는 영어, 포르투갈어, 불어, 스페인어를 다 할 줄 알고 동네 단골 고객도 많은 그녀가 그냥 대단해 보였다.

 

아마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나를 떠보고 시험하며 나름의 테스트를 걸었을 텐데

그 당시 나는 그저 일 하는 게 너무 좋고, 가게가 너무 좋고, 알렉산드라도 정말 좋아 뭐 그런 마인드에

그 어떤 뾰족한 것도 품어 삼킬 행복한 조증 슬라임 상태였기 때문에 

때론 버겁던 그녀의 방식도 어느 순간 쉬워졌다. 

 

모든 게 다 좋아 보이던 행복회로는 내가 포스 마감을 제대로 배우고,

이네즈가 심증을 확인하는 순간 다 틀어졌다. 

거기에 내 잘못은 1%도 없었지만 그 당시 나는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아 무척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