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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일기5

2023년 돌아보기. 2023년은 참 다이나믹했다. 정말 이렇게 다이나믹하기도 어려운데 이 모든 다이나믹이 다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혼인신고 1월 10일 나는 포르투갈 유부녀, 2월 20일엔 한국 유부녀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소개할 때 애인이라는 뜻의 "namorada/namorado"에서 부인과 남편인 "esposa/marido"로 바꼈다. 이 호칭이 뭐라고 올해 우리는 정말 결속력 좋은 팀이었다. 취직 단기 이사를 몇 번 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가게 주인에게 발탁되어 여름 성수기동안 가게에서 일을 했다.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어설픈 외국어로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영어 시험볼 때 나는 독해보다 듣기를 곧 잘했었는데 일할 때는 그 듣기마저도 없는 실력이 되어버린다. 특히 영국 사투리.... 그치만 .. 2023. 12. 31.
1. 알렉산드라1 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내던 집에서는 도보 2분 거리, 원래 살던 집에서는 도보 8분 거리였다. "아마 네 맘에 꼭 드는 가게일 거야."라고 남편이 말했는데 그 말이 정말이었다. 가게에는 온갖 주얼리, 액세서리, 옷, 스카프, 가방, 인테리어소품, 인센스, 인센스홀더 그리고 크리스털(천연석)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갖고 싶고 그래서 하나 집어서 가격을 보면 백수인 나에겐 좀 비싼 그런 것들 투성이었다. 대부분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온 물건들이었다. 나는 주중에 가게 매니저인 마리암과 하루 4시간씩 며칠을 같이 지내다 원래 계획이었던 저녁 마감반으로 옮겨 일하게됐다. 그렇게 처음 만난 직장동료 알렉산드라였다. 알렉산드라는 알가르브 출신은 아닌 리스본 근처 어느 동네에서 나고 자랐.. 2023. 11. 8.
써머타임이 끝 윈터타임 시작 시작할 때는 꽤나 떠들썩한 기분이 드는 2023년의 써머타임이 오늘부로 끝났다. 티비 뉴스나 라디오, 포르투갈사람들과 가십을 나누는 이들에겐 벌써 며칠 전부터 떠들썩한 일이지만 나처럼 고요하고 잔잔한? 삶을 사는 이에겐 10월에 내 생일이 있지, 10월 말 쯔음이지. 응 날짜는 10월 29일이야. 꼭꼭 알고 있다가도 어느 날 아침 나보다 먼저 일어나 나를 축하해 주는 생일 메시지에 '아 오늘이었지?!' 하는 기분으로 맞이하게 된다. 써머타임의 끝을 윈터타임이라고 하진 않지만 내가 사는 알가르브는 본격 비수기가 시작되고 비바람이 많이 불고 많이 추워지기 때문에 나는 감히 윈터타임이라고 부른다. 이제부터 다음 써머타임까지 쭉 겨울이니까. 아무튼, 써머타임의 아침은 누군가에겐 너무 이르게 또 누군가에겐 안도하.. 2023. 10. 30.
1월 일기 꼬냑팸이 다녀갔다. 연휴를 맞아 몸도 무거운데 포르투갈에 우리를 보러 와줬다. 하루를 제외하고는 낮엔 따뜻하고 괜찮은 날씨였고, 운 좋게 함께 서핑도 했다. 못 본 새 6개월만큼 더 자란 우리 장미공주는 여전히 귀엽고 말괄량이인, 아직 내가 만든 빵을 좋아해 주는 공주님이었다. 또 배불뚝이가 된 내 친구, 오는 봄 출산하고 나면 내가 들러서 좀 돌봐주기로 했다.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역이랑 액젓, 쌀국수랑 소스들 잔뜩 사가야지! (쪽파도!!!) 스탠드믹서를 받았다. 11월, 12월을 아주 풍족하게 선물만 주고받으며 보냈고 1월의 첫 기념일인 내 생일에 맞춰 짝꿍은 아닌 척 열심히 준비했다. 밤 12시가 넘자마자 건물 복도에 숨겨둔 스탠드믹서를 선물로 받았고, 근사한 저녁식사도 함께 했다. 둘이서 ..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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