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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61

2023년 돌아보기. 2023년은 참 다이나믹했다. 정말 이렇게 다이나믹하기도 어려운데 이 모든 다이나믹이 다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혼인신고 1월 10일 나는 포르투갈 유부녀, 2월 20일엔 한국 유부녀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소개할 때 애인이라는 뜻의 "namorada/namorado"에서 부인과 남편인 "esposa/marido"로 바꼈다. 이 호칭이 뭐라고 올해 우리는 정말 결속력 좋은 팀이었다. 취직 단기 이사를 몇 번 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가게 주인에게 발탁되어 여름 성수기동안 가게에서 일을 했다.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어설픈 외국어로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영어 시험볼 때 나는 독해보다 듣기를 곧 잘했었는데 일할 때는 그 듣기마저도 없는 실력이 되어버린다. 특히 영국 사투리.... 그치만 .. 2023. 12. 31.
13(Treze)을 읽는 방법. 트레즈와 트레오즈 요즘 남편이 포르투갈어 공부를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수업 중이나 숙제에 작문을 하거나 꽤 긴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가끔 더이상 집중할 뇌가 없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을 때 SOS를 외치면 도와주곤 한다. 최근에 작문 할 일이 있어 내 생각대로 좀 써둔 후 남편에게 감수를 요청한다. 남편은 내 발음에 아주, 아주아주 예민하다. 특히 관사 a 발음할 때 아주 미쳐버릴 만큼 교정을 하는데 좀 넘어가주지 싶은데 절대 안넘어가주는 남편 때문에 아- 이래서 부부끼리 운전 배우면 안되는구나 - 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아무튼, 아침부터 하루종일 재수가 없던 남자가 집에 와서 달력을 보니 13일의 금요일이었다는 제시된 그림에 맞게 시제를 써서 이야기를 작문하고, 발표를 앞두고 읽기 연습을 하면서 발음으.. 2023. 11. 25.
마스터셰프 포르투갈 "로즈 마리 림(Rose Mary Lim)" 짧아진 해만큼이나 길어진 저녁을 보내는 요즘, 숙제하느라 분주하던 나를 남편이 부리나케 불렀다. "비빔밥!!!!!" 마스터셰프 포르투갈에 한국계 브라질인 '로즈 마리 림'이 나와서 비빔밥을 선보였다. 나는 그녀가 비빔밥을 조리해서 카트에 실어 나오는 부분부터 봤는데 보자마자 아.... 왜 하필 비빔밥일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1. 일단 포르투갈 사람들은 섞어 먹는다는 개념이 없다. 2. 맵찔이가 너무 많다. 참가자인 로즈마리씨도 매운걸 못 먹는 걸 고려해서 소스를 따로 준비했고, 심사위원들의 아주 "드라마틱"한 리액션에 밥에 안 섞고 소스만 먹어서 그렇다고 설명도 했지만 알알이 흩어져 비빔밥 아닌 비빔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그냥 내가 다 속상했다. 차라리 전주비빔 삼각김밥처럼 밥을 소스에 비벼서 내오면.. 2023. 11. 24.
2023년 11월 간추린 일기 남편생일 > 스페인여행 남편 생일을 맞아 스페인 세비야, 론다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세비야는 아직 내가 예전에 봤던 그 유럽의 모습이 남아있는 듯했다. 훨씬 더 잘 보존되어 있고, 왠지 세비야 주민들은 자부심이 넘쳤으며 이민자가 아닌 나이가 지긋한 현지인들이 직접 일을 하는 가게가 많았다. 이런 당연하지만 당연할 수 없는 것들이 그 도시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았다. 3박 4일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귀찮음을 이겨내고 꼭 여행기를 쓰리라. PLA 지난 9월부터 온라인으로 포르투갈어 수업을 듣고 있다. 신청하는 과정은 복잡했지만 신청하고 주 3회 수업을 듣다 보니 역시 독학할 때보다는 강제주입도 되고 해서 공부가 좀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여태 남편과 알고 지낸 세월이며, 지난 1년 포르투갈에.. 202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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