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여행의 시작 (Alte)
집 바꾸기가 시작됐다. 우리는 도저히 장거리 여행을 갈 컨디션은 아니고,
또 포르투갈 당국에서도 7일간 격리(분리)를 권장하고 있어서
알트(Alte)에서 이틀 머물며 쉬다 가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이 이틀은 정말 필요했다.
편두통이 타이레놀과 부루펜으로 가시질 않아서 하루 대부분을 호텔 방안에 누워있어야 했다.
게다가 너무 건조하고 물이 말라서 원래 유명하던 폭포나 강가는 거의 말라있었다.
어딜 가서 그걸 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져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잘 쉬고, 저녁 외식도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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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페리선을 타고 리스본으로
리스본으로 가는 길.
우리는 몇 고개의 세하를 넘고 또 알란테주를 지나는 국도로 가기로 했다. 속도에 대한 부담이 없고 언제든지 멈춰서 쉴 수 있으니까.
가는 길에 미모사(Mimosa)에 들러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카페테리아 메뉴들이 병아리콩이나 흰콩, 덩어리 큰 고기 같이 소화하기 힘든 음식이라 페스츄리랑 커피만 마셨다.
그란돌라(Grândola)를 지나면서 노선을 바꿔 페리선을 타기로 했다.
매 정각, 30분에 배가 있었는데 1분 차이로 페리선을 놓치는 바람에 선착장을 잠시 둘러볼 수 도 있었다.
고작 30분 타고 가는 페리선에 자동차 하나, 동승자 한 명이 24유로였다.
한 10유로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지출이 컸다. ㅋㅋㅋ.
정말 바람이 쌩쌩 부는 날이라 볕 아래에서도 추웠는데 페리를 타고 더 강바람인지 바닷바람인지를 맞으니 너무 추웠다.
지난 프랑스 여행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무조건 후드를 챙겨라.
그래서 후드를 입고 밖에 앉았는데 결국 15분을 못 넘기고 차에 앉아서 도착을 기다렸다.
1일 산티니 아이스크림
점심을 먹고는 꼭 외출을 한다. 집 앞 기차를 타고 카스카이스(Cascais)에 갔다.
카스카이스 가면 꼭 먹어야 하는 그것은? 산티니(Santini) 아이스크림이지.
물론 많고 많은 아이스크림, 파스텔라리아 어디서든 파는 올라(Ola)나 카르트도르(Carte D'or)도 다 맛있지만
첫 여행의 추억 때문인지 아이스크림은 역시 산티니지 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덥고 건조해서 갈증이 많이 나는지라 마지막까지 먹길 망설였지만
아이스크림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2일 한국문화의 날
남의 집 잔치 같은 한국 대사관 잔치에 갔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음식으로마저 해결하기 힘든 향수병이 가장 컸다.
이렇게나 동양인, 한국인을 보기 힘든 환경에서는 뉴스에 북한(Coreia de Norte)만 나와도 반갑다.
한식 먹을 생각에 좀 들떴었는데 조리를 못하는 환경이라 그런지 음식의 퀄리티는 기대만큼은 아녔다.
그래도 참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구나, BTS의 열기는 정말이었구나 하고 피부로 느끼는 그런 날이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상품이 걸린 K-pop댄스 경연이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
관객석을 채운 이들도 같이 춤을 추는 게 정말 인상 깊었다.
잔치를 즐긴 소감은? 아... 김치찌개 먹고 싶다.
3일 나는 Quim. 요아킴의 줄임 말이죠.
오랜만에 스타벅스 갔다. 파스텔라리아값의 두세 배는 더 내야 하지만
아이스 어쩌고 음료가 그리우면 가야할 수밖에 없다.
포르투갈식 커피(에스프레소)에 익숙해진 어느날 시킨 아메리카노는
외국인 누구의 말대로 구정물같은 맛이 나서 정말 실망했었지.
근데 큰 플라스틱 컵에 얼음 가득 넣은 음료를 먹고 싶을 때는 어김없이 스타벅스행이다.
쉽고 편한 스타벅스.
주문을 맡겨두고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내 음료가 도착했다.
용과가 떨어져서 용과를 빼고 줄테지만 맛은 똑같다고 했다. 진짜?
그리고 발견한 내 이름. 킴. ㅋㅋㅋㅋㅋㅋ 아 재미땅.
4일 켈루스 궁전 나들이
오늘 오후는 어디서 보낼까 찾다가 지난번에 찜 해두고선 못 간 켈루스궁전에 가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왕궁+정원 = 10유로, 정원만 입장하는 건 5유로였다.
두 개의 다른 시대 양식이 섞여있고 전시를 위해 시대에 맞진 않지만 고가구를 전시해둔 방도 있었다.
모쪼록 여행지가 아니라 방문객도 많이 없었고 실내도 시원해서 좋았다.
해가 쨍쨍한 정원도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있으면 편안했다.
오랜만에 초록을 많이 봐서 마음이 참 평온해지는 날이었다.
https://goo.gl/maps/DtJVQ1A3WZC7VojNA
켈루스 궁전 · Largo Palácio de Queluz, 2745-191 Queluz, 포르투갈
★★★★★ · 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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