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진짜 오랜만에 비가 왔다.
여름 내내 뜨겁고 가물어서 화재도 많더니만, 노지에 열린 무화과들이 다 작고 말랐더니만
드디어 비가 왔다. 좋은 일이지.
3월에 포르투갈에 처음 왔을 때, 짝꿍이 사진으로 보내 준 벚꽃만큼 예쁜 아몬드 꽃을 볼 생각에 들떠있던 나는
공항 도착부터 비를 몰고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알가르브는 비 안 와"라는 말이 무색하게 3월엔 정말 비가 자주 내렸다.
젖은 솔가지들 냄새도 좋고, 더 짙게 붉은 팔레지아(Falésia)의 흙냄새도 좋았다.
냄새 맡느라 킁킁대면서 나무 보고 다니다가 큰 개 응가를 밟을 뻔했다. 어딜 가나 똥 조심.
오랜만에 전투적으로 코딩한 이야기
요즘 재택근무로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번거로운 일을 하기 싫어서 코딩해서 프로그램으로 돌려보자 싶었다.
복사 붙여 넣기 할만한 코드를 찾는 것도 도전적이었지만,
내 상황에 맞게 코드를 고치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그치만 해냈지. 히히.
분명 예전에 파이썬을 배웠는데 정말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한참 공부할 적엔 터미널도 곧 잘 썼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4년이 흘렀네.
나는 정말 IT와는 동떨어진 일을 하다가, 또 IT업계에 뛰어들어보려 독학을 하다가
(그때 당시엔 한국어로 된 무료 강의가 없어서 영어강의를 꾸역꾸역 삼키다 포기해버렸지만,)
또 이렇게 돌고 돌아 이 기술을 쓰는 걸 보니
이제 이걸 못하면 정말 도태되겠구나 싶었다.
아직까지는 구글링을 해서 해결할 수 있으니 다행인지도.
아니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는 구글링 소요 시간이 훨씬 짧아질 만큼, 한글로 검색해도 될 만큼 데이터가 많아질지도.
한국 가곡 feat. 이해원 소프라노
계절이 바뀌면 자연스레 변하는 취향이 있다.
양말 챙겨 신기, 뜨끈한 국물 요리, 옷장 정리, 조금 더 꾸덕한 수분크림 그리고 듣는 음악이다.
여름 노동요는 lofi 시리즈를 많이 듣지만 날이 차지니 지브리 영화음악을 찾게 되더라.
명절이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 생각도 나고. 최근에 한국 가곡을 좀 찾아들었다.
정말 날고 기는 성악가들의 가곡도 많지만 최근에 듣게 된 소프라노 이해원의 한국 가곡은 좀 요즘 느낌이다.
원래도 현악기 같은 목소리보다 목관악기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
그냥 요즘 이해원 소프라노의 한국 가곡이 참 듣기 좋더라. 하고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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