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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사사롭고 시시한 포르투갈 일상

by Mia_Algarvian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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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k to normal 

주간일기챌린지를 한 주 쉬었는데 푹 쉰 느낌이다.

다는 원래의 집순이모드로 돌아왔고, 하루하루 큰 이벤트 없이 지내고 있다. 

하루 두 번 요리하고, 네번정도 설거지하고. 열흘쯤 간격으로 냉장고와 팬트리를 채우고,

기운 나면 빨래해서 햇볕에 널고, 열받으면 청소기도 윙윙 돌리면서. 

체력을 더 붙여서 운동도 시작하려고 했는데 새로 하게 된 일 때문에 그건 좀 제자리다.

생선튀김과 렌틸요리+치즈한덩이 / 고향생각나서 노란호박전 / 죽어가는 빠나나 살려보려 빠나나펜케이크? 

 

👩‍💻 재택알바

새로 하게 된 일이 바로 이거다. 
처음에 포르투갈에 오면서, 언어도 안 통하는 곳에 백수로 가려는 나를 두고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터라

나는 우스갯소리로 "걱정 마! 겨울엔 오렌지 따고, 여름엔 포도 따고, 가을엔 올리브 따러 갈 거야." 했다.

그런데 웬걸. 이런 말도 필요 없는 농장일도 자리가 많이 없고, 그나마 보이는 일은 임금이 매우 낮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알바몬을 열심히 뒤졌다. 면접 없이 그냥 바로 온라인,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일이 '데이터 라벨링'이다.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소득이 크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일'을 해서 누군가 급여를 준다는 사실에 열심히 하고 있다.

포르투갈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오랜 시간 노트북 앞에 붙어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짝꿍 생일(11월) 선물로 내가 새 서프보드 사줄게!!"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가끔 계산기 두드려보면 한숨 나오는 지경이지만 그래도 저축한 도토리 까먹지 않는 게 너무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산물코너. 홍합, 맛조개는 볼 때마다 군침돌게 만든다. /  너는... 거북손??? 

 

🌊 🏄‍♀️ Surfing

알가르브 내려오면서 중고로 산 서프보드로 드디어 서핑 한 것 같은 서핑을 했다. 

집에서 서쪽으로 100km를 달려 도착한 Arrifana 해변에서, 와글와글한 관광 서퍼와 로컬 서퍼 틈바구니에서. 

오랜만에 하는 서핑이라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이렇게 사람 많은 라인업에서 어떻게 치고 나가야 하는지 잘 몰랐던 터라 

사실 탄 것 보다 내준 것이, 내줬다기보다 포기한 파도가 더 많았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오랜만에 다시 으쌰 으쌰. 서핑하고 싶다. 

 

💆‍♀️ 🧖‍♀️ 피부 고민, 화장품 고민.

한국에서 챙겨 온 화장품이 다 떨어졌다.

아껴 쓰느라 반 장씩 떼어 쓰던 당근 패드도, 완전 다 뒤집어져서 정말 급할 때만 듬뿍 바르던 수분크림도 다 떨어졌다. 

프랑스 약국 화장품이 그렇게 핫하던데. 나는 튼튼한 피부니까 뭐든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온 게 큰 실수였다.

정말 너무 많은 변수가 있는 타지 생활에서 적어도 스킨케어, 선크림은 내가 아는 걸로 최대한 다양하게 챙겨 왔어야 했다.

물이 뻣뻣해서 인지 머릿결은 하루가 다르게 뻣뻣해져 가고,

새로 시작한 클렌징 오일과 플렌징 폼도 뭐가 안 맞는지 턱에 오돌도돌한게 나기 시작했다.

테스터가 없는 포르투갈 약국에서 그냥 초능력으로 이거 괜찮겠거니 하고 산 화장품이 대다수,

아니면 이틀을 꼬박 올리브영 후기를 찾아가며 이건 괜찮겠지 하고 산 화장품이지만

뭐가 안맞는지 정말 하루도 피부가 매끈한 날이 없는 것 같다. 

곱절을 주고 아이허브에서 사야 할지. 어마어마한 배송비를 내고 G마켓에서 시켜야 할지. 

왜때문에 올리브영은 포르투갈 배송을 안하는가....! 

위험부담을 안고 우체국 택배를 받아봐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