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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이야기3

집 안에 날아든 멍충이 참새 알가르브 처음 내려와서 매료된 게 새 구경이고, 내가 아몬드크로스에 뛰러 가면 만나는 게 새들이지만 요새 우리 집에 날아드는 멍청한 참새가 있어 골치 아프다. 포르투갈에서는 파라달(paradal)이라고 부르는 정말 작고 귀여운 새인데, 먹고 남은 케이크 가루, 빵가루를 뿌려줘 버릇했더니 어느 날 주방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어휴. 새들이 다 그런 건지 얘가 유독 멍청한 건지 모르겠지만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면 될 걸 그냥 보이는 데로 직진하듯 날아가서 나가고 싶어서 퍼덕거린다. 유리창에 헤딩하다가 정신을 잃을까 봐 너무 겁난다. 거실 - 주방 - 안방 이렇게 나란한 구조의 집인데 각각 베란다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저 참새시키를 쫓아내려면 일단 문을 다 열어야 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쫓아내야 한다.. 2023. 4. 18.
포르투갈 이야기 '아몬드 꽃의 전설' 아몬드 꽃의 전설 오래전 알가르브(Al-Gharb)의 젊은 왕 이븐 알문딤(Ibn-Almundim)은 '북방의 미녀'로 불리는 북유럽 출신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아름다운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 무어 왕은 그녀와 결혼했고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 그들은 한동안 매우 행복했지만, 어느 날 그 아름다운 공주는 뚜렷한 이유 없이 병에 걸렸고, 그녀는 매일 더 슬프고 우울해졌다. 그들은 그녀를 위해 파티와 연회를 열었지만 그녀의 슬픔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북쪽에서 온 한 노인이 무어인 왕에게 영접을 요청했고 공주가 먼 나라의 눈에 대한 향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왕은 어찌할 바를 몰라 헤매다가 아몬드 꽃을 봤고 그 멋진 흰 꽃들을 보고 생각했다: "바로 그거야! 성 주위에 아몬드 .. 2023. 3. 16.
포르투갈 여름 해변 To Do List #1. 볼라 드 베를링(Bola de Berlim) 포르투갈의 여름 해변은 극단적이다. 뜨겁거나 차갑다. 뜨거운 건 햇살, 달궈진 모래, 그리고 태닝 하는 외국인들. 차가운 건 바닷물. 여기 사는 사람들은 여름에 이정도면 물에 한 번 적실만 하다고 하는데 뜨뜻한 베트남 바닷물에 익숙한 한국인인 나는 18도, 19도의 바닷물이 차갑기만 하다. 물론 어떤 날에는 감히 성큼성큼 바다로 들어가 물장구를 치기도 한다. 아무튼, 내 기준 이렇게 뜨겁고 차가운 극단적인 포르투갈의 여름 해변에 설탕 같은 달콤함이 있다면 그건 바로, '볼라 드 베를링', 쉽게 말해 그냥 도넛이다. 한국에서 한참 노티드 도넛이 인스타그램을 점령하며 내 식욕을 자극할 때, 나는 그런 걸 찾기 힘든 베트남에 있었던지라, 그것도 락다운 중이었던지라 집에서 직접 도넛을 튀겨 먹었지. 그때 생크..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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