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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포르투갈 음식

포르투갈 남부 음식 '피리피리 치킨' (Frango piri piri) feat. 카르나발(carnaval)

by Mia_Algarvian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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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외식할 일이 없는 우리한테 '손님'이 찾아왔다. 

외식 장소로 평소에 눈여겨본 줄 많이 서는 치킨집에 왔다. 오예!

피리피리 치킨은 한국 치킨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포르투갈 음식이다. 

 

 

사실 가게 입장 전부터 거의 만석이라 '예약하고 올걸'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웬걸, 가게가 온통(?) 카나발 장식에 직원들이 다들 카나발 코스튬의 일환으로 바이킹 분장을 하고 있었다. 

주문받는 바이킹 아저씨. 내가 큰 맥주(caneca)를 주문하자 먹을 줄 안다며 엄지 척해줬다.

나중에 음료 놓아줄 때 제로콜라가 내가 아닌 짝꿍에게 가자

'당신이 오늘 운전 담당이군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와 함께인지라 사진을 자세히 찍진 못했지만,

보통 이 조합으로 나온다. 감튀에 직화구이 치킨, 토마토 샐러드.

사진에 보이는 빵과 치즈조각, 올리브는 코베르투(couverto), 식전에 깔아주고 먹으면 돈 내는 그런 식전빵세트다.

 

맛은 뭐, 말해 뭐 해.

오랜만에 먹는 뼈치킨은 맛있었고(고추기름이 치킨 위에 흩뿌려져 있어 첫 입에 약간 매콤했다)

토마토 샐러드도 맛있었다.  

 

*extra piri piri라고 하면 고추기름이 담긴 종지를 더 가져다주거나 치킨 위에 한번 더 뿌려주는데

소올찍히 한국인 맵부심에 비할 바 못 되는 그런 매움이다. 

(그러나 너무 맵게 먹으려 하지 말자. 불닭소스도 아닌 그저 고추기름이다.) 

 

 

식사하면서 마신 생맥주가 광대로 올라오며 취기가 오르는데

옆에 단체테이블 히피군단이 건배도 하고 노래도 하며 한껏 분위기를 돋웠다.

아 물론, 대화하는 자리라면 짜증 났겠지만 이런 관경을 처음 보는 나는 그냥 다 신기하고 재밌었다. 

 

2023년 카나발 홀리데이는 2월 21일, 22일이라고 한다. 

나도 모처럼 시간을 내 축제 구경을 하러 갈 참인데 주변 손님들의 분장을 보니 

나도 어느 정도 드레스코드에 감이 오기 시작했다. 

 

난 히피로 가야지. 

 

 

후식으로 먹은 아몬드롤케이크. 우리나라 롤케이크처럼 폭신한 스펀지에 크림을 넣어 말아낸 디저트가 아니라

빵 자체에 아몬드가 엄청난, 어쩌면 아몬드 파운드케이크 같은 그런 맛이다. 

 

*아몬드와 무화과로 만든 디저트 또한 포르투갈 남부지역인 알가르브에서 가장 흔한 디저트다.

 

아무튼, 2023 첫 피리피리 치킨 + 카나발 콘셉트 확정. 

다음 포스팅이 기대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