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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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전날부터 엄청 어수선하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더니
처음 가보는 동네, 퀸타 두 라구(quinta do lago)에서 저녁을 먹는단다.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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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에 40년도 더 됐다고 써져 있었다.
짝꿍이 전화로 예약하려 했더니 예약을 안 받는다고...?
그게 예약이 꽉이여서인지, 늘 방문하는 손님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식당의 배려로 한자리 잡고 앉았는데,
본식이 나올 때쯤 손님이 꽉이라서 식당이 와글와글했다.
아무튼, 딸기 꽂힌 샴페인을 식전 주로 받았다.
(다 주는 줄 알았는데 생일 예약이라 특별히 주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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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원래 이런 하찮은 코베르투(couverto)따위에 찰칵거리지 않지만,
사르딩야 튀김에 알가르비아 샐러드가 나와서 찍었다.
짝꿍이 뭐 이런 걸 찍냐며 웃었지만, 사르딩야를 저렇게 튀겨서 주는 데 왜 스페셜해?!라며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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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크 소스가 곁들여 나온 가자미 튀김, 고수 낭창한 조개.
오랜만에 보는 호일에 감싸진 감자와 삶은 브로콜리, 당근, 완두콩.
특별한 맛이 난다기보단 재료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게 더 중요하지. 재료의 신선함.
나눠먹을 거라고 했더니 원래 한 접시에 갈 양을 두 접시에 나눠서 서빙해줬다.
우왕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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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이 왕창 올라간 건과일을 이용한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안심(lombinho),
또 감자에 크림, 치즈 가득 올라간 그라탱.
얼마 만에 이렇게 제대로 된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는 건지,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먹다 보니 배가 뻥! 했다.
디저트 메뉴를 기다리고 있는데 식당이 바빠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려도 서버가 안 왔다.
한 번 들렀다 간 서버가 식탁보 위를 한 번 정리해 주고 갔는데
그러고도 한 10분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폭죽이 나한테 걸어왔다.
그리고 포르투갈 서버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Parabéns pra você, Nesta data querida"
적당 적당히 음도 안맞게, 그냥 생일 축하하는 마음만 담아 불러주는 노래였는데
짝꿍이 부르는 거랑 똑 닮아서 너무 재밌고 고맙고 부끄럽고 막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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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실패할 게 없는 조합의 디저트, 초도 꽂혀있고 폭죽도 있고,
어딘가 빈티지한 장미도 있었다.
세상에 나 글썽해버렸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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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포르투까지 한 잔 마신 후에야 생일이 마무리됐다.
짝꿍 고마워! 진짜 고마워!
Alambique – Almancil - a MICHELIN Guide Restaurant
Alambique – a restaurant in the 2023 MICHELIN Guide Portugal. The MICHELIN inspectors’ point of view, information on prices, types of cuisine and opening hours on the MICHELIN Guide's official website
guide.michelin.com
나중에 찾아보니 미쉘린 가이드에도 소개 된 식당이었다.
어쩐지. 사람이 와글와글 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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