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영업은 안 하고, 하필 월요일 저녁에 지나다 들렀는데 영업을 안 하는 바람에
삼고초려해서 먹게 된 브라질스타일의 햄버거집 📍BDT Burger & Chicken
드디어 왔다.
스몰톡으로 알게 된 곳인데 뭐랄까...
이 햄버거집이 맛있다고 하는 표정이 정말 찐인 것 같았다.
미소지으면서 '괜찮았어.' '맛있었어.' '가볼 만 해.'가 아니라
'꼭!! 가봐...' 하고 영혼 나간 표정을 하고 있었거든..
썸머타임이 시작되고 여름이 오면 야외테이블도 참 좋을 것 같다.
오늘은 너무 추워서 매장 안에서 먹었다.
일단 저 황홀한 햄버거 사진을 보며 입장했다.
스타터, 사이드, 햄버거, 핫도그, 음료 이렇게 카테고리는 단출하다.
하지만 햄버거 종류는 단출하지 않다.
이렇게 너무 종류가 많고 각각 개성이 넘치는 메뉴판이 나오면 이 메뉴를 다 공부하는데만 10분을 쓴다.
뭐든 결정이 쉬운 짝꿍을 배려해서 일단 음료부터 정했다.
나는 큰 생맥주(Caneca).
알부페이라 대부분이 슈퍼복(Superbock)과 사그레스(Sagres) 생맥주를 쓰지만
여기는 산미구엘(San Miguel) 생맥주였다. 오랜만에 마시는 산미구엘!!
친절한 점원과 엔젤링 남는 생맥주만큼 이 집에 대한 기대를 부풀린 건 바로 이 맥주 주전부리다.
보통 포르투갈에서 생맥주를 주문하면 옥수수알처럼 생긴 루빈콩을 소금에 절인 트레무쑤(Tremoço)를 주는데
여긴 묻지도 않았는데 짭짤한 땅콩에 옥수수튀김, 건포도 등등이 섞인
'칵테일 드 프루투스 세쿠스(Cocktail de Frutos Secos)'를 줬다.
주방에서 땡 소리가 나더니 우리 햄버거가 나왔다.
보통은 햄버거를 시키면 감자튀김을 그냥 주는데 여기는 햄버거 단품만 딱 나온다.
근데 그 자신감을 알 것 같은 비주얼의 햄버거가 도착했다.
내가 주문한 X-Tudo(쉬스 투두), 다 들어있다는 말이다.
토마토, 양상추, 계란후라이, 햄, 치즈, 베이컨, 옥수수, 고기패티에 가는 감자칩(batata palha)까지.
말 그대로 X사이즈 모두(Tudo)였다!!
나는 햄버거를 먹을 때 꼭 한번 세리머니를 하는데 햄버거를 꾹 눌러서 손으로 들고 먹는 게 행동이 바로 그것이다.
한입에 안 들어가는 싸이즈였다.
그래서 교양 있게 포크로 내리찍은 다음에 칼로 썰어서 먹었다.
햄과 베이컨에 소스, 감자칩까지 좀 짭짤한 편인데도
'충~분하다' '가~득하다' '푸~짐 하다' 이런 감탄사를 외치며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진짜 미친놈이 있었으니.
짝꿍이 주문한 트리플루 치즈(Triplo Cheese). 이것이야 말로 미친놈이었다.
고기패티가 3장, 360g에 브리오슈빵, 치즈 두 종류에 양파칩까지...!! 이 햄버거 단품이 9.5유로다.
쇠고기값을 생각한다면 이 버거는 돈을 더 받아다도 될 것 같다 싶은 맛과 비주얼이었다.
맘 급한 짝꿍이 햄거거 절벽을 만드는 순간을 찍었는데,
어머... 치즈 늘어나잖아.....
솔직히..! 정말 나는 메뉴 고르고서 이런 이야기 잘 안 하는데...!!
다음번에 버거 시킬 거면 트리플치즈 먹어야지.....
감자튀김은 그냥 평범했다. 루스틱(Rustic)을 시켰더니 막 바삭하고 그러지 않은데
감자튀김과 함께 먹으라고 준 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케첩이 아닌 카프리쵸같은 토마토소스에 아마도 사워크림 같은 종류가 아닐까 싶은 크리미함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생바질을 왕창 다져 넣은 듯한 바질의 '톡'쏘는 청량함에
'음~~~' 소리가 절로 나서 감튀 한 조각에 소스 세 번씩 찍어 먹게 만드는 소스였다.
오후 6시 반부터 저녁영업만 하고, 월요일은 휴무다.
저녁을 스킵하거나 간편하게 일찍 먹는 라이프스타일에 조금 버겁지만,
버거워도 가끔 이 미친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또 올 것 같다.
아니, 핫도그라도 먹으러 올 거다.
https://goo.gl/maps/MXYQEa1eGo9PvBL26
딱히 포르투갈의 남부 음식은 아니지만, 포르투갈 남부 알부페이라 지역을 여행하는 중이라면
한번 들러서 내장파괴를 해보면 좋을 법한 브라질식 햄버거 가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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