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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

by Mia_Algarvian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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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고 나서야 그게 행복인 걸 깨닫는다. 

그 순간 바로 느끼는 행복도 행복이지만, 그때는 몰랐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게 행복인 걸 깨닫는 것.

누군가는 과거를 미화한다, 합리화하는 중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치만 이제는 누구나 동감하지 않을까? 간단히 예를 들어 마스크 없던 시절이 행복이었다고. 

계획한 대로 해외 여행다닐 수 있던 그 때가 행복이었다고. 

 

겨우 30년 조금 더 산 내 인생에도 낙타혹같은 굴곡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분명 행복이었던 순간이 있었다.

- 피아노를 배우고, 학교 끝나고 2층 학교 식당에 있던 피아노를 뚱땅뚱땅 치던 때. 

- 내가 음감이라는 재능이 있어서 다른사람으로부터 인정 받던 때

- 드물게 만난, 오래오래 기억남는 아주 고마운 선생님들. 윤, 김 선생님, 안나피아노 선생님

- 고마웠던 지나간 인연 

그리고 다낭에서의 일상. 

나는 정말 사소한 실수까지도 혼자 트라우마급으로 발전시켜서 뜬금 없는 어느 순간 발작하듯 기억해내고,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해 어버버 거린다. 그러니까 내가 어버버-하고 발작하게 되는 실수하고 창피한 기억들이 없을 수록 행복하던 시기가 아닐까?

다낭에서의 삶은 무료할만큼 단순했다. 

사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다른 곳에서 같은일을 하는 이들에 비하면 내가 하는 일의 강도는 그리 센 것도 아니었다. 

다만 계속 젖었다 말랐다 해야 하는 일상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햇살이, 해도 해도 어려운 서핑이.

 

그코로나로 인해 꿀같던 내 일상이 무너지고 나는 백신을 핑계로 한국으로 돌아간다.

무엇인가 시작하면 좋을 시기. 하지만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는 시기.

당장 밥벌이를 위해 여태 내가 해왔던 일,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계속 곱씹어 보면 

그래도 서핑이다. 

 

이제 다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다낭에서의 일과 삶은 행복이었다.

꼭 다시 돌아왔으면,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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