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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포르투 (Porto)

포르투여행 1. Flix Bus 투어/ 화재가 휩쓸고 간 자리

by Mia_Algarvian 202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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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하던 포르투 여행을 가게 되었다.

정말 얼떨결에 가게 된 여행이고,

지난번 프랑스 여행 때처럼 부러 실망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공부도 안 했다.

그렇지만 준비 없이 여행 가려니 좀 불안해서 유튜브 영상 딱 하나 보고 체크리스트만 정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다였다. ㅋㅋㅋㅋㅋㅋㅋ)

 

 

기름값도 비싸고 현재 차에 잔잔한 고장이 있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https://global.flixbus.com/bus/lis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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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flixbus.com

티켓은 1인 18유로씩, 좌석을 붙이느라 추가 요금을 약간 더 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은 그냥 빈자리에 앉는 것 같았다. 실제로 기사가 표 확인하면서 아무 데나 앉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니 추가금을 내고 좌석을 지정한 사람들이 약간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리스본 오리엔트 역보다 카스카이스가 더 가까우니 카스카이스 출발로 선택했다.

버스는 출발 20여 분 만에 신트라에 잠깐 서서 승객을 더 태우고 본격적인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나는 첫 출근 전날, 여행 전날, 시험 전날, 생일 전날 심지어는 기제사 전날 같은 '전날은 못 잔다'는 신드롬이 있다.

전날 전나 못 자. 젓 날. 뭐야 이거. 왜 말이 이상하지?? 

아무튼, 전날 못 자는 병 때문에 잠시 주유소에 서기 전까지 두 시간을 내리 잤다. 

 

 

주유소에 버스가 잠시 서고, 폭염주의보가 사실인 듯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훅 들어왔다.

그리고 매캐한 타는 냄새. 

우리가 포르투에 가기 전날 뉴스에는 화재로 인해 포르투로 향하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폐쇄했다고 했다.

출발하는 날에는 폐쇄가 해제되었다고 들었다. 

뉴스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그 비극이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창문도 열지 않은 에어컨이 빵빵한 버스 안에서도 불냄새가 났다.

 

 

 

 

포르투 루이스1 다리 Luís I Bridge

점점 엉덩이가 아파오고 기립근에 찌뿌둥한 근육통이 생길 무렵 마침내, 버스가 다리를 건너려 했다.

멀리서 도오루(Douro) 강이 보였다. 프랑스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제자였던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했다는 

루이스 1 다리(Luís I Bridge)도 보였다. 

 

요즘 즐겨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소덕동 에피소드 중에 고속도로 설계를 놓고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 보면 유럽에서 공항로나 고속도로 같은 걸 지을 때 지형에 맞게 구불구불하게 지어

도착하기 전에 이미 그 지역의 경관이나 이미지를 느끼게 끔 해준다는 부분을 들은 기억이 있다. (자세하지 않다.)

 

나도 별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었지만

좌우로 와리가리한 구불구불한 길을 가고 로터리를 몇 개 탔더니 막판에 멀미가 올라왔다

그래서 바로 숙소인 친구 집으로 가기 전에 좀 앉아서 진정하기로 했다. 

 

포르투에서 가장 첫 번째 들른 파스텔라리아(Pastelaria)였다.

쇼윈도에 가득 찬 달콤한 것들이 익숙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다. 크고 작음이 아니라 분명 아는 건데 미묘하게 다른 형태였다. 

단건 별로 당기지 않아서 탄산수를 마시며 사진 한 컷.

"포르투 너와 츼얼쓰..." 

 

탄산수를 마시면서야 둘러보는 거리와 건물들.

어둡고 낡은, 그런데 유럽의 정취가 나는, 관광객만큼이나 비둘기도 많은 이곳.

이 것이 포르투에 대한 나의 첫 감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