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이프라인은 파이프라인 답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운 그런 경기였다.
배럴 아니면 답이 없는 그런 단두대 같은 파도.
도대체 어떻게 보는 거야? 싶은 백도어(오른쪽) 배럴을 타는 미친 서퍼들.
정말 목숨 걸었다, 저 배럴에서 어떻게 나올 수 있지? 저걸 뚫고 나와? 싶은 그런 파도를 기대했는데...
파이프라인하면 역시 JOB...가 아니라 켈리슬레이터지.
배럴을 타다가 휙 미끄러졌지만 끝까지 보드 위에 있다가 마지막에 두 발로 서서 배럴을 빠져나온 켈리슬레이터.
그리고 배럴아니면 쇼어브레이크에 온몸을 던지는 JOB(제이미 오브라이언).....
켈리슬레이터 이후 처음 백도어를 뚫은 미친 거 아냐? 싶게 서핑을 잘하는 가브리엘 메디나.
집 앞 오션뷰가 바로 파이프라인이라는 하와이의 왕자 존존 플로렌스.
올해도 여자서퍼 라인업은 크게 다를 것 없다.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는 카리사무어, 힘 하면 타일러 롸잍, 내가 엄청 응원하는 몰리 피클럼,
하와이안 루키 베티로 사쿠라 존슨과 케이틀린 시머를 눈여겨봤다.
아주 영하고 대담한 이 루키는 17살인데 서핑을 엄청 잘한다.
단지 다른 여자서퍼들에 비해 너무 가냘퍼보여서 파도의 임팩트에 날아갈 것만 같아 두 손 모아 쥐고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상하게 기복이 심한 (근데 작년에 우승한) 질모어는 4강에 올라가지 못하고 탈락했다.
베럴, 파워서핑은 결국 카리사 무어니까 팀 전체가 다 카리사무어에 파워서퍼(*2)를 걸었다.
결국은 카리사무어 승.
남자 CT서퍼야 말로 판타지 서핑의 묘미가 느껴지는 경기다.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한 편인데 작년부터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이탈리안서퍼, 인도네시안 서퍼가 있어서 좀 더 '세계적인'느낌이 난다.
물론 각각의 투어마다 파도 성질이 다르니까, 그에 따라 잘할 서퍼들을 고르게 되는데
서핑하는 걸 지켜보면 볼 수록 안될걸 알지만 밀어보고 싶은 서퍼와 믿고 고르지만 심판이 안 좋아하는 그런 서퍼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특히 하와이 서핑에서 짝꿍의 계륵은 켈리 슬레이터, 나는 조르디 스미스다.
물론 하와이의 왕자, 하와이의 황제는 존존 플로렌스지만 파도가 크면 더 위력을 발휘하는 조르디 스미스는 정말 놓치기 아깝다.
잠재력이 넘치지만 4강까지 가는 길이 너무 고된 카노아 이가라시, 그리핀 콜라핀토도 한참 고민하게 한다.
꾸준히 CT에 출전하지만 정말 '운좋게 붙어있다'라고 느껴지는 건 라이언캘리난, 콜로에 안디노.....
콜로에 안디노 너어는 정말 캘리슬레이터 올림픽에도 못 나가게 하더니만........
가브리엘 메디나에 파워서핑을 걸어뒀던 나는 메디나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해서 금방 좌절했지만,
선방해 준 조르디스미스와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티 덕분에 근근이 1위를 이어가다가
'Fede'가 존존황제에게 걸어둔 파워서핑점수가 훅 오르면서 2위로 미끄러졌다.
다음 투어인 헐리 선셋프로는 파워서퍼 + 마지막 클로즈아웃의 임팩트를 두 다리 든든히 견뎌낼 튼튼한 서퍼가 필요하다.
이번엔 꼭 overall 1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로또력을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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