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모라 승마 센터 챔피언스 투어 경기 감상 후기

 

남쪽 베란다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빌라모라(Vila Moura)가 보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큰 경기장의 천막 같은 구조물이 있어서 늘 궁금했는데

승마 경기장이라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대박)

마침 빌라모라에서 주최하는 챔피언스 투어 경기가 열린다고 해서 잠시 다녀왔다. 

입장료 없음. 

 

이미 주차하러 진입하는 사이에 정말 크고 예쁜 말들을 봤다.

실제로 말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인데 너무 신기하고 예뻤다. 멋졌다.

왜 말근육 말근육 하는지 알 것 같은데 

여기 사는 말들은 다 럭셔리한 말들이라 털도 윤기가 반지르르하고 '나 관리 잘 됐어'가 눈에 보였다. 대박

 

입구 한켠에 있는 구조물들.

 

마상 경기 룰을 잘 몰랐지만 몰라도 한 두 게임만 보면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었다.

기수는 말을 타고 달려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넘다가 기둥을 떨어뜨리면 그 장애물부터 다시 경기를 하거나 무시하고 계속 경기할 수 있었다. 

 

해가 쨍했다가 구름이 꼈다가 날씨가 변덕스러웠는데

경기장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응원의 박수가 꾸준했다. 

마지막 피니쉬 전에 심판 바로 앞에 있는 파란색 장애물은 다른 장애물들보다 간격이 좁았다.

첫 번째는 두 개의 장애물이 그다음에 바로 한 개의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했는데

이 마지막이 승부수여서 승패가 많이 갈렸다. 

아주 빠르게 잘 들어왔어도 기둥을 하나 떨어뜨려 감점이 되고

실수가 나면 말도 약간 당황하는 것 처럼 보였다. 

 

옛날 드라마에 보면 말의 행적을 도대체 어떻게 쫓는가 싶었는데

오늘 보니 그럴 만 했다. 말은 그냥 새처럼 가다가 똥을 싼다. 

그래서 경기 도중에 동선을 피해 끊임없이 똥을 치우는 분들이 계셨고,

뒤에 마련된 웜업 구간에도 말 똥 치우는 분들이 계속 쉼 없이 일을 하셨다.

생각보다 똥쟁이들이었다...!! 

 

말이 집중해서 장애물을 넘어야 할 때는 모두 조용하다가

성공적으로 장애물을 넘거나, 가장 어려운 장애물을 넘었을 때 아주 큰 환호가 들린다. 

나도 넘어지지 마라, 떨어뜨리지 말아라 하고 두 손 모아쥐고 봤다. 

역시 어떤 경기든 직관은 쓰릴이 넘쳐.

 

말과 기수가 함께 입퇴장 하는 문인데 별 거 없지만 멋있어보여서 찍어봤다.

재미있었던 점은 입장하는 말과 기수를 소개 할 때 

말의 성별, 중성화 여부, 말이 태어난 해와 말의 부모(?)까지 다 소개됐다. 

투어 경기 답게 한편에는 승마 물품들도 팔고 있었는데

'세일'을 걸어뒀지만 하나도 세일 같지 않은 가격들이 있었다.

정말 마음만 플렉스 하는 기분으로 봤지 뭐야. 

 

경기 전체를 끝까지 다 보지 못했지만 그중 일본인 선수가 있어 내심 반가웠다.

나중에 집에 와서 경기 결과를 확인해보니 룩셈부르크 선수가 1위를 하고 25000유로 상금을 받았다. 

선수들은 말이랑 같은 트레일러에서 거의 일 년 내내 생활하면서 

대회장소를 따라 거처를 옮긴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한동안 평소에는 보기 힘든 엄청 큰 트레일러들이 알부페이라에 왕왕 보였다.

다음번에 또 빌라모라에서 경기가 있으면 (옷 잘 단도리해서) 다시 구경 가야지. 

 

 

경기결과 > 

https://online.equipe.com/en/class_sections/783418?open_show=true#start_13078199 

CSI3* Grand Prix Table A agst Clock with 1 Jump-Off (238.2.2a-GP) 1.55m LR-B (100.000€) - MER CHEU-S 2023 & Olympic Games 2024

 

라이브 영상 > 

https://horses.dreamsports.tv/event/vilamoura-equestrian-tour/

Live: Vilamoura CHAMPIONS TOUR | horses.dreamsports.tv

 

구글맵 위치 > 

https://goo.gl/maps/rZy5TN7CWp4js43B9

Vilamoura Equestrian Centre · 8125-507 Quarteira, 포르투갈

 

+쭉쭉빵빵한 말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정말 교육 잘된 멍멍이들. 멍멍이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