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두 번.
이사 같지도 않은 이사지만 살림을 들어 옮겼다 다시 옮기는 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짐을 꾸리고 풀고 정리할 때마다 '아 맞다. 나 미니멀해지기로 한 게 이거 때문이지.' 하는데
사람이 살다 보면 좀 흥도 나고 그래야 하잖아..?
늙어가는 소화기관을 위해 먹는 즐거움보단 사는 즐거움을 택한 나 자신. 이제 그만 사.
사회보장번호, 거주증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가에 알바를 시작하고, 계약서 작성을 위해 사회보장번호를 만들었다.
생각보다 쉽고 빨랐다. 헐랭.
이민자가 많아서, SEF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일 처리가 단순해진 게 아닐까?
이 행운을 이어받아 SEF에도 전화를 돌렸다.
+351 965 903 700 지긋지긋한 이 번호를 정말 누가 받았다.
거주증 신청을 위해 산타렝(Santarem) SEF까지 다녀왔는데
안 올 것만 같던 거주증이 정말 떡하니 왔다.
이로써 나는 이제 딱 하나, 의료 번호만 만들면 이제 시스템이 완전히 들어가게 된다.
새 일터, 직장, 알바자리 등등
나는 아직도 이걸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가능한 오랫동안 일하면 좋겠지만 내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언제든 관두게 될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나는 다년간의 백화점 알바 경험과 학부모를 대하던 나의 무한한 인내심,
관광지에서 일했던 스무 살 넘은 내 인생의 모든 경험으로 똘똘 무장해서
서툰 포어 실력의 영어 하는 동양인 스태프 역할을 한국인의 서비스정신으로 커버하고 있다.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고 다 괜찮은 것 같지만 막막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무튼, 생활에 새로운 루틴이 생기고 내 인생은 조금 더 생동감 있어졌다.
인종차별
안 겪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인종차별의 수위나 겪는 장소가 일터임을 미루어봤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대처는 별로 없다. 대신 넉살이 늘어간다. ㅋㅋㅋㅋㅋ
아직 그만큼 정신 나간 이도 만나지는 못했다.
그리고 영국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곤두박질치고 있다. ^^. 땡큐 마더파커.
이 생동감을 내가 어떻게든 담아내고 싶은데
글재주가 안 좋은 점, 해프닝은 언제나 꺼진 카메라 앞에서 생기는 점을 보면 정말
잡을 수 없는 그 순간들이 너무 많아 재밌는 내 인생.
la vida l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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