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편이 포르투갈어 공부를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수업 중이나 숙제에 작문을 하거나 꽤 긴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가끔 더이상 집중할 뇌가 없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을 때 SOS를 외치면 도와주곤 한다.
최근에 작문 할 일이 있어 내 생각대로 좀 써둔 후
남편에게 감수를 요청한다.
남편은 내 발음에 아주, 아주아주 예민하다.
특히 관사 a 발음할 때 아주 미쳐버릴 만큼 교정을 하는데
좀 넘어가주지 싶은데 절대 안넘어가주는 남편 때문에
아- 이래서 부부끼리 운전 배우면 안되는구나 - 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아무튼,
아침부터 하루종일 재수가 없던 남자가 집에 와서 달력을 보니 13일의 금요일이었다는
제시된 그림에 맞게 시제를 써서 이야기를 작문하고,
발표를 앞두고 읽기 연습을 하면서 발음으로 아웅다웅 하다가
남편에게 처음부터 한 번 읽어봐 달라고 했다.
sexta-feira treze
남편이 숫자 13을 "트레오즈"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거 (13)트레즈 아냐? 왜 트레오즈라고 발음해? 뭐가 정확한 거야?"
쓸 때는 treze라고 쓰는데 발음대로 쓰면 treuze 또는 treoze 이렇게 되는 거 아니냐며-
남편 : 혼란.......
그래서 구글에게 물어봤다.
결론은 '트레오즈'는 존재하지 않지만 리스본 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나왔다.
이걸 보고선 둘 다 깔깔깔.
그래 당신 리스본 사람이었지.
포르투갈사람들끼리도 대화하다 보면 섬사람, 알란테주, 알가르브사람인지 억양만 보고 안다더니
이 '트레오즈' 하나로도 어느 지역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겠구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돌아보기. (2) | 2023.12.31 |
---|---|
마스터셰프 포르투갈 "로즈 마리 림(Rose Mary Lim)" (2) | 2023.11.24 |
2023년 11월 간추린 일기 (2) | 2023.11.21 |
포르투갈 베네피트 브로우바 후기 (1) | 2023.11.20 |
써머타임이 끝 윈터타임 시작 (1) | 2023.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