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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마스터셰프 포르투갈 "로즈 마리 림(Rose Mary Lim)"

by Mia_Algarvian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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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해만큼이나 길어진 저녁을 보내는 요즘,

숙제하느라 분주하던 나를 남편이 부리나케 불렀다.

"비빔밥!!!!!"

 

출처: https://media.rtp.pt/masterchef/

 

출처  https://media.rtp.pt/masterchef/

 

 

 

 

마스터셰프 포르투갈에 한국계 브라질인 '로즈 마리 림'이 나와서 비빔밥을 선보였다.

나는 그녀가 비빔밥을 조리해서 카트에 실어 나오는 부분부터 봤는데 

보자마자 아.... 왜 하필 비빔밥일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1. 일단 포르투갈 사람들은 섞어 먹는다는 개념이 없다.

2. 맵찔이가 너무 많다.

 

참가자인 로즈마리씨도 매운걸 못 먹는 걸 고려해서 소스를 따로 준비했고,

심사위원들의 아주 "드라마틱"한 리액션에 밥에 안 섞고 소스만 먹어서 그렇다고 설명도 했지만

알알이 흩어져 비빔밥 아닌 비빔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그냥 내가 다 속상했다.

차라리 전주비빔 삼각김밥처럼 밥을 소스에 비벼서 내오면 좋았을걸.

누군가에겐 어차피 매울 텐데 음식 그냥 맵게 먹어, 하고. 

인도카레 먹으러 가서 "아 큐민은 너무 매우니까 큐민 빼고-"같은 주문이 말이 안 되고

포르투갈 음식 먹으러 가서 "바깔랴우는 안 짜게-"같은 주문이 어이가 없는 것처럼

그냥 확- 쇼크를 줘버리지 싶었다.

 

 

물론 로즈마리씨는 앞치마를 받았다.

남편 말로는 한국음식으로 참가자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재밌고 신선하다고 했다.

참고로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한식은 1. 김치 2. 비빔밥 3. 당면 들어간 요리다.

 

덕분에 남편과 어떤 요리를 출품하면 좋을지 얘기를 나눠봤다. 

 

나는 비빔밥도 아이코닉 하지만 잡채가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일단 면이고, 이미 다 섞여있고, 파스타처럼 그냥 둘둘 말아먹으면 되니까.

불고기도 너무 좋은 아이디어일 것 같다.

간장양념에 얇은 고기, 당면을 누가 싫어할까.

육전, 지코바치킨, 소고기가지솥밥 같은 메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김밥과 떡볶이는 별로일 것 같다.

김밥은 포르투갈에 잔뜩 퍼져있는 중국식 일식집에 그저 그런 스시롤이 만연하기 때문에 큰 임팩트가 없을 것 같다.

떡볶이도. 맵기도 하고 포르투갈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식감이다.

 

 

그래서 일단 내일 점심 메뉴는 잡채다. 

갑자기 잡채가 너무 먹고 싶어 졌다.

엄마가 해준 잡채는 그렇게 안 먹고 싶더니 꼭 한국 떠나면 잡채가 먹고 싶고 그런다. 

 

 

Então,

다음 마스터셰프에 로즈마리씨가 무슨 음식을 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

 

> 방송 다시 보기는 아래 링크. 1:30:00부터 로즈마리씨 부분 방영

https://www.rtp.pt/play/p12429/e729342/masterchef-portug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