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해요 복숭아
요즘은 부쩍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과일이 풍년이라 그렇다.
우리 엄마 이 과일 참 좋아할 텐데 하고 말이다.
예전에는 비행기타고 5시간 반이면 왔지만 이제 한 나절을 잡고 와야 하고,
그마저도 엄마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져서 가능할지 의문이다.
무튼, 엄마가 온다면 이 뜨거운 햇볕에 에어컨 없는 실내이지만 이맘때 와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내가 정말 푹 빠져있는 과일 '복숭아'.
물렁물렁하고 달달한 복숭아면 다 좋은데
유독 납작복숭아가 가격도 좋고 맛도 좋은 것 같다.
그 외에도 흰 멜론(melāo branco), 체리, 자두도 정말 맛있다.
그중 일 순위로 손이 가는 건 역시
복숭아.
2. 포르투갈어 공부
포르투갈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니 평소에 하던 것보다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다.
짝꿍과 둘이서 지내다보면 '포어를 배워야겠다' 하는 마음이 크게 들지 않는다. 어쨌건 소통은 되니까.
포어 공부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돌발상황, 이를테면 관공서 일이라던가, 항의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그런 상황에서도
짝꿍이 많은 도움이 된다. 베트남에서 지낼 때처럼 영어 하는 이를 기다리거나, 구글 번역기를 쓴다던가, 안 되는 베트남어로 꾸역꾸역 소통을 시도하다 서로 포기해버리는 것보다는 현재 상황이 훨씬 낫다.
짝꿍은 잘 도와주는 듯 하지만 천성에 장난이 많은 것처럼 내가 하는 창의적인 실수를 너무 좋아한다.
짝꿍이 너무 좋아한다고 표현했지만 내딴에는 정말 굴욕적이라고 느낄 만큼 웃는다.
굴욕적이라 느낀다는 건 내 감정이고, 재밌어서 웃는 건 짝꿍의 감정이다.
나도 짝꿍이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는 와중에 그런 실수를 한다면 막 웃겠지만.
다 내 성격의 문제다. 아무튼.
포어 공부에 불씨를 지핀건 다름 아닌 지난 포르투 여행 이후였다.
여행 중에는 잘 참았던 불만들이 여행이 끝나는 날 펑 터져서 눈물이 나버렸다. 결국은 다 언어 때문이었다.
나는 포어하는 무리 속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있기도 싫고, 그래서 무시당하기도 싫다.
코 큰 외국인들은 다 잘 매너좋고 잘 난 것 같지만 그 와중에도 못 배워서 인지 똥매너인 인간들도 참 많다.
개인주의 성향이니 뭐니 다 이해할 방도가 있지만 아무튼 내 결론은, 포르투갈에서는 포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어 공부를 위해 포르투갈 입국 전에도 그라마티카(Gramatica)를 구해서 공부했지만
유니다드(unidade) 15를 넘어가면서부터는 도저히 독학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포기해버렸다.
답지를 보고 답을 유추해서 이해한 뒤에 연습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르투갈에 오자마자 서점에서 1학년, 2학년들이 학년을 넘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보습 교재를 샀다.
일단 1학년 책은 그림이 많고, 글씨는 적고.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서 선택했다.
물론 후반에는 텍스트가 더 많고, 글 쓰는 것도 더 많아지고, 2학년 교재는 어휴... 그냥 휘리릭 보는 데도 좀 답답해서
1학년 교재를 끝내면 할수 있으려니 하고 사기만 하고 보진 않았다.
그리고 알가르브에서 넘어오면서 깜빡하고 안 가져와버렸다.... 에휴..
그래서 요즘 시작한 것은 포르투갈어로 일기 쓰기.
짝꿍이 물씸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다행히 하루 종일 하는 일이 거의 비슷하고, 상황을 설명할 때 더 쉬운 표현을 많이 알려준다.
그럼에도 이 짝꿍은 정말 야매 선생님이라 학생이 아주 정신줄을 꽉 잡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쓰는 일기가 실제로 포어 향상에 도움이 될까 싶지만 그냥 지칠 때까지 꾸준히 해보기로 했다.
아직 7개월이나 남았으니까.
뭔 알바라도 해보려면 포어를 해야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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