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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8월 1주 무료한듯 분주한 포르투갈 일상

by Mia_Algarvian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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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르투갈 여름의 보물,
   상그리아와 숯불구이 

 

한 낮 최고 기온이 29도이던 주말,

친구 집에 점심 먹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별로 가고픈 마음이 없었는데,

점심 메뉴가 생선구이라는 소식에

짝꿍이 '간다'라고 대답해버렸다. 

 

원래 기대가 없으면 감동이 큰 법.

나는 이 날 감히 내 인생 최고의 상그리아를 마셨다. 

얼음 동동 띄워 달달하고 시원하게.

 

술술 넘어가서 취기도 금방 올라왔지만

이렇게 쪄 죽을 것 같은 날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음료인 것 같다. 

 

사르딩야 구이 sardinha grelhada / dourada grelhada 도라다 (도미) 구이
알가르브식 샐러드  salada algarvia

사르딩야 구이도 맛있고 도라다 구이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손이 자꾸 가던 건 알가르브식 샐러드.

별로 들어간 건 없지만 토마토, 양파, 오이를 모든 재료를 큐브처럼 썰어서 소금 간 살짝, 올리브 오일 휘리릭 둘러서 먹으면

우와... 여름엔 이만한 샐러드가 없지. 

취향에 따라 오레가노 같은 건 허브를 뿌려도 좋다. 

 

 

2. 고대하던 파두(fado) 공연

집에서 카스카이스를 가려면 꼭 지나가야 하는 로터리가 있는데 "FADO" 공연 광고판이 붙었다.

짝꿍에게 한 바퀴 도 돌라며 사진을 찍어 정보를 확인해보니 

어느 주민센터에서 주최하는 파두 공연인 것 같았다. 

여름이 긴 포르투갈 답게 공연 시작이 21시 30분, 저녁 9시 반이었다.

동네 주민을 위한 거라 그런지 입장료는 없었고, 대신 그 동네 주민들이 다 참여한 듯 사람이 아주 많았다.

 

공연 시작 전에 주민센터 관계자? 같은 분이 나와서 인사를 했는데 

원래 이 자리가 시장이 열리는 자리인데 오늘 공연을 위해서 시장 상인들이 전날, 당일 이렇게 이틀 장사를 안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뒤에서 환호하시던 괄괄한 포르투갈 아주머니가 그 상인 중 한 분인 것 같았다. 

총 7명의 파두 싱어와 클래식 기타, 파두 기타 그리고 베이스 이렇게 10명이 무대를 채웠다. 

내가 유튜브에서 찾아들었던 파두는 한 곡도 안 나왔는데, 그도 그럴 것이 

동네 주민을 위한 행사인데 파두는 너무 무거운 노래라고 했다.

그래서 파두와 비슷하지만 (우리 빼고) 대부분 잘 아는 Marchas라는 장르의 노래를 했다.

연주하는 악기도 같고, 파두와 비슷하지만 좀 더 가볍고 즐거운 느낌의 노래였다. 

몇몇 가수는 떼창을 유도했고 또 동네 주민들이 함께 떼창을 하는 걸 보니 신기했다.

아- 나도 부를 수 있었으면....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공연이었고 피날레로 모든 가수가 나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사실 문외한으로서 노래가 다 비슷비슷한 게 우리나라 트로트 같은 느낌이 들었고,

가수의 음색에 따라 다가오는 감동이 다른 게 재미있었다. 

아... 요즘 좀 우울해서 파두가 슬프면 왕 울어버려야지 했는데 울 기회가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정통 파두 공연을 찾아가야겠다. 

 

 

3. 7월 8일부터 9월 11일까지, 에스토릴 예술 장인 축제

매일 오후 5시부터 12시까지 하는 동네잔치에 갔다. 

Jaime의 기니 전투 참전 시절 전우의 아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하는데 초대받았다. 

성인 1인당 1.5유로의 입장료가 있었는데 여러 번 올 수 있도록 플라스틱으로 된 입장권을 주었다.

10회를 구입하면 조금 할인해주기도 하는 것 같았다. 

공연이 8시 좀 넘어 시작이라 우리는 7시쯤 가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는데

분명 간단하게 먹었지만 가격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ㅋㅋㅋㅋㅋㅋ  *대부분 현금결제였다.   

내부에는 내가 좋아하는 집시 스타일의 옷(그러나 왠지 공장에서 떼왔을 것 같은 물건들..)과

각종 주얼리, 공예품, 여러 종류의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부스들이 있었다. 

입장료로 출입을 관리하고 있고 대부분 포르투갈 주민들이 많은 공간이라 그런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광지 특유의 긴장감이나 축제의 인산인해 틈에서 뭔가를 팔거나 훔치려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카드도 플라스틱인데 한 번 시더 시간 내서 가야지. 

 

4. 포르투갈 과일 가게 탐방 (기승전 납작 복숭아). 

집에 오는 길에 멜론을 사 오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루어진 과일가게 탐방

만약 당신이 유럽 여행 중이라면, 포르투갈을 여행 중이라면

나는 꼭 슈퍼에 가서 이 납작 복숭아를 맛보라고 하고 싶다.

파라과이에서 수입하는 납작 복숭아라고 하는데 나같이 신 것 잘 못 먹고 물복 처돌이에겐

이 납작 복숭아가 여름의 생명수다. 내가 이미 여러 번 복숭아 타령을 한 것 같은데, "그냥 한번 잡솨봐"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과일이다.

고르는 팁이랄 건 따로 없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약간 몰랑한 걸 사서 바로 먹는 편이고,

일단 과일을 코 밑에 박아 냄새를 흡!!~ 맡았을 때 향이 진짜 장난 아니면 일단 사보는 편이다. 

토마토랑 천도복숭아, 황도 같은 과일도 있고 자두도 가격이 아주 좋아졌다.

납복 실컷 먹다가 9월이 되면 무화과랑 포도 먹어야지. 

 

 

5. 밥 하는 날

내가 정말 밥을 안 하는데 가끔 다들 귀찮아하는 날에는 내가 밥을 한다.

일단 내가 요리한다 하면 다들 햄버거를 먹는 줄 안다.

그냥 모두의 입맛에 대충 맞는데 그럭저럭 외식하는 느낌이 나는 이 햄버거 메뉴가 나한텐 그냥 정신적으로 쉽다. 

홈메이드 맥도날드 , 아이올리 연어샌드위치

Iglo에서 나온 햄버거 패티를 사서 굽고, 버섯과 양파는 갈색 나게 볶고, 토마토와 상추 넣은 샐러드도 대충 만들고 나면

여기서 정말 중요한 케쳡+마요네즈 소스,  이 소스 발라서 먹으면 

I'm lovin it, 빠랍 빱 빱 빠~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이번 주 일기 마무리는,

아 샹그리아에 납복 먹으면서 수영이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