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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일상51

오래 머물 집으로 돌아오면 1. 배추를 사서 절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짐을 다 옮기자마자 마트부터 달려가 배추를 잔뜩 샀다. 배추가격이 좀 싸다고 생각했는데 가격은 그대로인데 무게가 덜 나가는 거였다. 마늘도 잔뜩 사고 소금도 샀는데 사던 가는소금을 살 것을 괜히 좋은 거 쓴다고 'rustic' 붙은 굵은소금을 샀더니 배추가 평소보다 짜게 절여졌다. 이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배추가 절여진 이상 양념 묻혀야 끝난다. 비싸게 준 배추 버릴 거야 어쩔 거야. 어찌어찌 내식대로 끝난 김치를 보니 뿌듯해서 엄마한테 사진을 보냈다. 2. 사서 먹으면 될 것을 왜 사서 고생을 하니, 너 힘들게. 라고 엄마가 말했다. 엄마, 나도 나는 가끔 먹는 김치 사서 먹으면 얼마나 좋게.. 근데 파는 곳이 많지 않아서 사서 먹는 게 너무 .. 2023. 10. 15.
2023년 8 - 9월 일기 이사 (feat. 짐) 또 한 번 이사를 했다. 아니 잠시 나가서 살다가 다시 돌아왔다. 내가 살면서 여행할 때 말고 이렇게 짐을 자주 싸 다닌 적이 있었던가..? 이번에는 짐을 좀 간소하게 싼다고 쌌는데 그래도병, 혹시나병이 싹 고쳐진 게 아니라 다 싸고 보니 가방 몇 개는 뚝딱이다. 짐을 쌀 때마다 느끼는 건, 남편 짐은 참 간소하다. 엄청 많은 티셔츠, 반바지 몇 개, 긴 청바지 하나, 양말, 속옷이면 끝이다. 왜 내 짐은 상의(셔츠, 나시, 긴팔, 가디건), 하의(치마, 반바지, 긴바지), 원피스(점프수트), 운동복(상의, 하의, 내의), 속옷, 양말을 다 싸고 나면 진짜 한 바가지다. 아니 왜??? 왜????? 이렇게 많은데 왜 맨날 입을 게 없지???????? 다시 살던 집으로 돌아왔고 아마 .. 2023. 10. 13.
집 안에 날아든 멍충이 참새 알가르브 처음 내려와서 매료된 게 새 구경이고, 내가 아몬드크로스에 뛰러 가면 만나는 게 새들이지만 요새 우리 집에 날아드는 멍청한 참새가 있어 골치 아프다. 포르투갈에서는 파라달(paradal)이라고 부르는 정말 작고 귀여운 새인데, 먹고 남은 케이크 가루, 빵가루를 뿌려줘 버릇했더니 어느 날 주방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어휴. 새들이 다 그런 건지 얘가 유독 멍청한 건지 모르겠지만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면 될 걸 그냥 보이는 데로 직진하듯 날아가서 나가고 싶어서 퍼덕거린다. 유리창에 헤딩하다가 정신을 잃을까 봐 너무 겁난다. 거실 - 주방 - 안방 이렇게 나란한 구조의 집인데 각각 베란다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저 참새시키를 쫓아내려면 일단 문을 다 열어야 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쫓아내야 한다.. 2023. 4. 18.
빌라모라 승마 센터 챔피언스 투어 경기 감상 후기 남쪽 베란다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빌라모라(Vila Moura)가 보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큰 경기장의 천막 같은 구조물이 있어서 늘 궁금했는데 승마 경기장이라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대박) 마침 빌라모라에서 주최하는 챔피언스 투어 경기가 열린다고 해서 잠시 다녀왔다. 입장료 없음. 이미 주차하러 진입하는 사이에 정말 크고 예쁜 말들을 봤다. 실제로 말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인데 너무 신기하고 예뻤다. 멋졌다. 왜 말근육 말근육 하는지 알 것 같은데 여기 사는 말들은 다 럭셔리한 말들이라 털도 윤기가 반지르르하고 '나 관리 잘 됐어'가 눈에 보였다. 대박 입구 한켠에 있는 구조물들. 마상 경기 룰을 잘 몰랐지만 몰라도 한 두 게임만 보면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었다. 기수는 말을 타고..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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