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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66

알가르브에 여름이 온다 / 팔레지아(Falésia) 둘레길 산책 부활절(파스코아, páscoa) 지나고 나니 정말 여름이 훅 왔다. 이맘때의 알가르브는 사막화되기 바로 직전의 느낌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해서 후드를 입어야 하고 낮에는 해가 따갑게 쨍쨍이다. 점심 나절이 되면 열풍이랄까? 바람이 왕왕 불어서 '더운가?'싶지만 바람이 없으면 '너무 덥다'로 느껴진다. 그리고 건조하다. 열풍이라서. 그냥 히터를 틀어놓은 느낌이다. 사막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이게 바로 사막바람의 느낌이 아닐까 싶다. 그늘아래서 맞는 바람은 차갑고 햇볕아래에서 맞는 바람은 후끈하게 건조하다. 그래도 아직 꽃은 피어있고 초록초록 들풀이 살아있다. 초록색이다. 곧 꽃들은 다 사라지고 들풀은 다 마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봄, 초여름 그 어디쯤이다. 조금 있으면 물기 없고 풀이 자라지 않는 부분의 .. 2023. 4. 18.
빌라모라 승마 센터 챔피언스 투어 경기 감상 후기 남쪽 베란다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빌라모라(Vila Moura)가 보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큰 경기장의 천막 같은 구조물이 있어서 늘 궁금했는데 승마 경기장이라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대박) 마침 빌라모라에서 주최하는 챔피언스 투어 경기가 열린다고 해서 잠시 다녀왔다. 입장료 없음. 이미 주차하러 진입하는 사이에 정말 크고 예쁜 말들을 봤다. 실제로 말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인데 너무 신기하고 예뻤다. 멋졌다. 왜 말근육 말근육 하는지 알 것 같은데 여기 사는 말들은 다 럭셔리한 말들이라 털도 윤기가 반지르르하고 '나 관리 잘 됐어'가 눈에 보였다. 대박 입구 한켠에 있는 구조물들. 마상 경기 룰을 잘 몰랐지만 몰라도 한 두 게임만 보면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었다. 기수는 말을 타고.. 2023. 3. 30.
[포르투갈 케이크] 카스텔라 빵의 기원, Pão de ló (팡드로) + 레시피 포르투갈의 가장 전통적인 케이크이자 부활절, 크리스마스에 먹는 대표적인 케이크 '팡 드 로' 팡드로는 정말 먹기 쉬운 스펀지 식감의 케익이다. 만드는 재료도 간단하다. 처음 이 빵을 먹었을 때는 색깔이나 식감이 카스테라랑 많이 비슷해서 찾아봤더니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거대한 크기때문에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되지만 우유랑 먹으면 사르르르 녹아버린다. 커피랑 마셔도 사르르 녹아버린다. 폭신폭신한 이 케이크는 한 조각 잘라먹으면서 '아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닌가?' 하는 순간 벌써 세 조각이 없어지는 그런 종류의 케이크다. 유년기의 간식을 연상케 하는 그런 쉬운 빵. 레시피를 찾아보니 너무 쉬웠다. 이래도 되나 싶게 쉬운 레시피 계란 6개, 설탕 200g, 밀가루 200g 또는 계란 8개, 설탕 245g, .. 2023. 3. 20.
포르투갈 이야기 '아몬드 꽃의 전설' 아몬드 꽃의 전설 오래전 알가르브(Al-Gharb)의 젊은 왕 이븐 알문딤(Ibn-Almundim)은 '북방의 미녀'로 불리는 북유럽 출신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아름다운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 무어 왕은 그녀와 결혼했고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 그들은 한동안 매우 행복했지만, 어느 날 그 아름다운 공주는 뚜렷한 이유 없이 병에 걸렸고, 그녀는 매일 더 슬프고 우울해졌다. 그들은 그녀를 위해 파티와 연회를 열었지만 그녀의 슬픔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북쪽에서 온 한 노인이 무어인 왕에게 영접을 요청했고 공주가 먼 나라의 눈에 대한 향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왕은 어찌할 바를 몰라 헤매다가 아몬드 꽃을 봤고 그 멋진 흰 꽃들을 보고 생각했다: "바로 그거야! 성 주위에 아몬드 ..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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