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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61

2023년 6-7월 일기 이사 두 번. 이사 같지도 않은 이사지만 살림을 들어 옮겼다 다시 옮기는 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짐을 꾸리고 풀고 정리할 때마다 '아 맞다. 나 미니멀해지기로 한 게 이거 때문이지.' 하는데 사람이 살다 보면 좀 흥도 나고 그래야 하잖아..? 늙어가는 소화기관을 위해 먹는 즐거움보단 사는 즐거움을 택한 나 자신. 이제 그만 사. 사회보장번호, 거주증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가에 알바를 시작하고, 계약서 작성을 위해 사회보장번호를 만들었다. 생각보다 쉽고 빨랐다. 헐랭. 이민자가 많아서, SEF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일 처리가 단순해진 게 아닐까? 이 행운을 이어받아 SEF에도 전화를 돌렸다. +351 965 903 700 지긋지긋한 이 번호를 정말 누가 받았다. 거주증 신청을 위해 산타렝(Santare.. 2023. 8. 3.
2023년 4월, 5월, 6월 (14일까지의) 간추린 일기 집, 이사, Casa Ines 지난 3, 4월은 집 알아보러 다니느라 휴일을 다 썼다. 5월부터는 'Casa Ines'에서 지내게 됐다. casa19는 정말 다사다난해서 앞으로도 계속 쓸 얘기가 있을 것 같다. INÊS(이네즈) Casa Ines의 주인이자 엄마 같은 이네즈. 이네즈 요리는 단순한데 정말 맛있다. 그녀의 인생은 너무 다이나믹해서 책을 한 권 써도 될 텐데 이 이야기도 곧 써봐야지. 취직 이네즈의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됐다. 마침 일손이 비는 시간이 있어서 운 좋게도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역시 사람과 부딪히는 직장을 가지게 되니 내 삶도 다이내믹해졌다. 이 이야기도 곧 써야지. 새 차. 테라코타, 우버드라이버. 1월부터 오매불망 기다리던 새 차가 드디어 온전히 우리 것이 됐다. .. 2023. 6. 14.
집 안에 날아든 멍충이 참새 알가르브 처음 내려와서 매료된 게 새 구경이고, 내가 아몬드크로스에 뛰러 가면 만나는 게 새들이지만 요새 우리 집에 날아드는 멍청한 참새가 있어 골치 아프다. 포르투갈에서는 파라달(paradal)이라고 부르는 정말 작고 귀여운 새인데, 먹고 남은 케이크 가루, 빵가루를 뿌려줘 버릇했더니 어느 날 주방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어휴. 새들이 다 그런 건지 얘가 유독 멍청한 건지 모르겠지만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면 될 걸 그냥 보이는 데로 직진하듯 날아가서 나가고 싶어서 퍼덕거린다. 유리창에 헤딩하다가 정신을 잃을까 봐 너무 겁난다. 거실 - 주방 - 안방 이렇게 나란한 구조의 집인데 각각 베란다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저 참새시키를 쫓아내려면 일단 문을 다 열어야 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쫓아내야 한다.. 2023. 4. 18.
알가르브에 여름이 온다 / 팔레지아(Falésia) 둘레길 산책 부활절(파스코아, páscoa) 지나고 나니 정말 여름이 훅 왔다. 이맘때의 알가르브는 사막화되기 바로 직전의 느낌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해서 후드를 입어야 하고 낮에는 해가 따갑게 쨍쨍이다. 점심 나절이 되면 열풍이랄까? 바람이 왕왕 불어서 '더운가?'싶지만 바람이 없으면 '너무 덥다'로 느껴진다. 그리고 건조하다. 열풍이라서. 그냥 히터를 틀어놓은 느낌이다. 사막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이게 바로 사막바람의 느낌이 아닐까 싶다. 그늘아래서 맞는 바람은 차갑고 햇볕아래에서 맞는 바람은 후끈하게 건조하다. 그래도 아직 꽃은 피어있고 초록초록 들풀이 살아있다. 초록색이다. 곧 꽃들은 다 사라지고 들풀은 다 마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봄, 초여름 그 어디쯤이다. 조금 있으면 물기 없고 풀이 자라지 않는 부분의 ..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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